경제 뉴스를 보다 보면 “경기침체 우려”,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다”, “경기가 침체에 빠졌다”라는 표현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경기침체라고 해서 경제가 갑자기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은 여전히 제품을 생산하고, 사람들은 물건을 사고, 은행은 대출을 합니다. 다만 이전보다 경제활동이 전반적으로 약해지고, 생산·소비·투자·고용 등이 함께 둔화되거나 감소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디까지 경제가 약해져야 경기침체라고 할까요?
GDP가 감소하면 바로 경기침체일까요?
그리고 경기침체가 시작되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요?
이 글에서는 경기침체의 의미부터 경기순환, 발생 과정, 주요 원인, 경제지표와 금융시장의 관계까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1. 경기침체란 무엇인가?
경기침체(recession)는 경제활동이 상당한 폭으로 위축되고, 이러한 위축이 경제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기간을 의미합니다.
미국의 경기순환을 판단하는 NBER(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은 경기침체를 경제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상당한 경제활동 감소가 일정 기간 지속되는 현상으로 설명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GDP 하나가 감소했는지가 아니라 감소의 깊이(depth), 범위(diffusion), 지속기간(duration)을 함께 본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경기침체 = 경제 전체의 활동이 상당 기간 광범위하게 약해지는 상태
여기서 “경제 전체”라는 부분이 중요합니다.
어떤 기업의 매출이 감소하거나 특정 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것만으로 경기침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산업이 일시적으로 부진하더라도 다른 산업의 생산과 소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 경제 전체의 경기침체와는 다른 문제입니다.
반대로 제조업, 서비스업, 소비, 고용, 투자 등 여러 분야에서 동시에 약한 흐름이 나타난다면 경기 전반의 둔화 가능성을 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2. 경기침체는 경기순환에서 어디에 있을까?
경제는 항상 같은 속도로 성장하지 않습니다.
경제활동이 확대되는 시기가 있는 반면, 성장이 둔화되거나 경제활동이 감소하는 시기도 있습니다.
이러한 반복적인 움직임을 경기순환(business cycle)이라고 합니다.
아주 단순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회복 → 확장 → 정점 → 둔화 → 침체 → 저점 → 회복
회복
경기가 가장 약한 지점을 지나 경제활동이 다시 증가하기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생산과 소비가 회복되고 기업의 투자와 고용도 점차 개선될 수 있습니다.
확장
경제활동이 비교적 활발하게 증가하는 단계입니다.
기업의 매출과 생산이 늘어나고 고용과 투자도 확대될 수 있습니다.
정점
경제활동이 높은 수준에 도달한 시점입니다.
이후 경제활동이 감소하기 시작하면 경기의 확장 국면이 끝나고 침체 국면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침체
경제활동이 정점에서 감소하면서 생산, 소비, 투자, 고용 등의 여러 부분이 약해지는 단계입니다.
저점
경제활동의 감소가 멈추고 다시 증가하기 시작하는 지점입니다.
저점을 지나면 새로운 경기 회복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경제에서는 이런 단계가 정확한 순서와 속도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경기순환은 여러 경제주체의 행동과 금융환경, 정책, 해외경제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매번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3. 경기침체는 어떻게 시작될까?
경기침체를 이해하려면 경제의 여러 부분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금리가 상승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기업과 가계가 돈을 빌리는 비용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일부 기업은 공장이나 장비에 대한 투자를 미룰 수 있고, 가계 역시 주택 구입이나 소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가 둔화됩니다.
↓
기업의 매출 증가세가 약해집니다.
↓
기업이 생산과 신규 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
가계의 소득 증가와 고용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
가계가 다시 소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
기업의 매출과 생산이 추가로 약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경제에서는 하나의 변화가 다른 경제활동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경기침체가 금리 상승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비 충격, 금융위기, 주택시장 침체, 기업 투자 감소, 공급 충격, 해외수요 감소 등 출발점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의 원인이 발생한 뒤 그 충격이 경제 전체로 얼마나 확산되는가입니다.
4. 경기침체의 주요 원인은 무엇일까?
경기침체에는 하나의 원인만 존재하는 경우보다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경로를 살펴보겠습니다.
4-1. 금리 상승과 금융긴축
중앙은행이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높이면 대출과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가계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소비자대출의 부담이 커질 수 있고, 기업은 새로운 설비나 사업에 투자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특히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오래 유지되면 소비와 투자가 점차 약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리 상승이 항상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제가 충분히 강하거나 가계와 기업의 재무상태가 양호하다면 높은 금리에도 경제활동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4-2. 소비 감소
가계의 소비는 경제활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사람들이 물건과 서비스를 구매하면 기업의 매출이 발생하고, 기업은 생산과 고용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계가 경제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소득 증가가 둔화되면서 지출을 줄이면 기업의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소비 감소가 생산과 고용 감소로 이어지고, 다시 소득과 소비를 약화시키는 흐름이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4-3. 기업 투자 감소
기업은 미래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 공장, 장비, 기술 등에 투자합니다.
반대로 미래 매출에 대한 전망이 나빠지면 투자를 미루거나 규모를 줄일 수 있습니다.
기업 투자가 감소하면 기계·건설·소프트웨어 등 투자와 관련된 산업의 활동도 약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기업 투자는 현재의 경제활동뿐 아니라 앞으로 기업이 얼마나 생산능력을 확대할 것인지와도 연결됩니다.
4-4. 금융위기와 신용위축
경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금융기관이 가계와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금융기관의 부실이 커지거나 금융시장에 불안이 발생하면 은행이 대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기업 역시 자금을 빌리기가 어려워지고, 회사채를 발행할 때 더 높은 금리를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심해지면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고 경제활동이 둔화될 수 있습니다.
이때 신용스프레드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회사채와 같은 위험자산의 금리가 국채보다 얼마나 높은지를 나타내는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면 시장에서 기업의 신용위험이나 자금조달 여건을 더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었다고 해서 경기침체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4-5. 공급 충격
경기침체가 항상 수요 감소에서 시작하는 것도 아닙니다.
원자재 가격 급등, 에너지 공급 차질, 자연재해, 생산시설 문제처럼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기 어려워지는 공급 충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생산은 감소하는데 비용은 증가하면서 물가가 상승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반드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4-6. 해외경제의 영향
한 국가의 경제는 다른 나라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에서는 해외 수요가 감소하면 국내 기업의 생산과 투자가 둔화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요 교역국의 경기가 동시에 둔화되면 수출 주문이 감소하고, 이것이 기업의 생산과 고용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처럼 경기침체는 국내 요인만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기와 무역환경의 변화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5. 경기침체와 GDP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GDP(국내총생산)는 일정 기간 동안 한 경제에서 생산된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경제지표입니다.
따라서 GDP는 경제활동을 살펴볼 때 매우 중요한 지표입니다.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 GDP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경제활동이 위축되면 GDP가 감소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GDP가 감소하면 바로 경기침체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GDP는 경기침체를 판단하는 중요한 정보이지만 경기침체 그 자체와 동일한 개념은 아닙니다.
6. “GDP가 두 분기 연속 감소하면 경기침체”라는 말은 맞을까?
경제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명이 있습니다.
실질 GDP가 두 분기 연속 감소하면 경기침체다.
하지만 이것은 경기침체를 판단하는 공식적인 정의가 아닙니다.
미국의 경우 NBER은 GDP만으로 경기침체 여부를 결정하지 않습니다.
경제활동의 전반적인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고용, 소득, 산업생산 등 여러 지표를 함께 살펴보고, 경기 위축의 범위와 깊이, 지속기간도 고려합니다.
실제로 NBER은 두 분기 연속 실질 GDP 감소가 없었던 경기침체도 경기침체로 판단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반대로 GDP가 두 분기 감소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적으로 경기침체를 선언하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GDP 감소는 경기침체를 판단하는 중요한 신호이지만, GDP만으로 경기침체를 정의하지는 않는다.
이 차이를 알아두면 경제 뉴스를 볼 때 경기침체 관련 표현을 훨씬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7. 경기침체를 판단할 때 왜 GDP만 보면 안 될까?
경기침체는 경제 전체의 활동이 위축되는 현상이기 때문에 여러 영역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지표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생산
기업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생산활동이 여러 산업에서 동시에 약해지고 있다면 경제 전반의 둔화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
소득
가계와 기업이 벌어들이는 소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소득이 감소하면 소비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
가계가 실제로 얼마나 소비하고 있는지를 보면 경제에서 수요가 얼마나 유지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고용
기업의 채용과 고용이 둔화되거나 실업이 증가하면 경제활동 약화가 가계의 소득과 소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기업 투자
기업이 공장과 장비 등에 얼마나 투자하는지도 중요합니다.
투자가 줄어들면 현재의 수요뿐 아니라 미래의 생산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금융환경
은행의 대출, 회사채 금리, 신용스프레드 등 금융환경도 경제활동과 연결됩니다.
특히 금융환경이 갑자기 악화되면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경기 둔화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8. 경기침체와 고용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경기침체를 이해할 때 고용은 특히 중요합니다.
기업의 판매가 감소하면 기업은 생산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생산량이 줄어들면 추가 채용을 줄이거나 기존 인력을 감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고용이 약해지면 가계의 소득 증가도 둔화될 수 있습니다.
소득이 감소하거나 미래의 고용이 불안해지면 가계가 소비를 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소비가 감소하면 기업의 매출이 다시 약해질 수 있습니다.
즉,
기업 매출 감소 → 생산 감소 → 고용 둔화 → 소득 감소 → 소비 감소 → 기업 매출 추가 감소
와 같은 연결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용은 경기와 정확히 같은 시점에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NBER도 실업률이 경기의 저점 이후에도 계속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즉, 경제활동이 회복되기 시작했더라도 고용시장은 한동안 약한 상태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경기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판단할 때는 고용지표 하나만 보는 것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9.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은 동시에 나타날 수 있을까?
가능합니다.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수요가 약해지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경기침체가 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공급 충격이 경제를 동시에 압박하는 경우에는 생산과 소비가 약해지는 가운데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상승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경제성장 둔화 + 높은 물가상승
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 기업의 생산비용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비용 부담 때문에 생산을 줄일 수 있지만, 동시에 에너지와 관련 상품의 가격은 상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기침체 = 물가 하락
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경기와 물가는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10. 경기침체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경기침체가 발생하거나 시장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하기 시작하면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 국채, 회사채는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주식시장
경기가 약해지면 기업의 매출과 이익 전망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기침체 우려는 기업의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를 통해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주가는 현재의 경제상황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경제와 기업이익에 대한 기대도 반영합니다.
따라서 경기침체가 실제로 시작되었다고 해서 주식시장이 반드시 그 시점에 하락하기 시작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채시장
경기침체가 예상되면 시장에서는 앞으로의 성장과 물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바뀔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기 둔화로 물가상승 압력이 낮아지고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다고 시장이 판단하면 국채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 국채금리는 성장과 물가뿐 아니라 기간 프리미엄, 국채 수급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경기침체 → 국채금리 무조건 하락이라고 단순하게 연결해서는 안 됩니다.
회사채와 신용시장
기업의 경기 전망이 나빠지면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투자자는 위험이 더 큰 회사채에 투자하기 위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회사채 금리가 국채금리보다 더 크게 상승하면서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용스프레드는 경기와 금융환경을 함께 살펴볼 때 유용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신용스프레드 역시 경기 외에 유동성, 금융시장 위험선호, 채권 수급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11. 경기침체와 경기둔화는 어떻게 다를까?
두 표현은 비슷하게 들리지만 의미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경기둔화는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있더라도 성장 속도가 이전보다 느려지는 상황을 넓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제성장률이 4%에서 2%로 낮아졌다면 성장 속도가 둔화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경기침체는 경제활동이 광범위하게 위축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경기둔화 = 경기침체
는 아닙니다.
경기둔화가 심해지면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지만, 경제가 둔화된 뒤 다시 회복할 수도 있습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경제 뉴스를 읽을 때 중요합니다.
“성장률이 낮아졌다”는 사실과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12. 경기침체는 언제 시작됐다고 판단할까?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문제가 생깁니다.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알 수 있을까요?
쉽지 않습니다.
경제지표는 한꺼번에 발표되지 않습니다.
GDP는 분기 단위로 발표되고, 고용이나 산업생산 같은 지표는 다른 주기로 발표됩니다.
또한 처음 발표된 경제지표가 이후 새로운 자료를 반영하면서 수정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GDP도 한 분기에 대해 여러 차례 추정치가 발표됩니다.
따라서 실제 경기침체가 발생한 시점과 사람들이 경기침체라고 판단하는 시점 사이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NBER 경기순환위원회는 경기의 정점과 저점을 사후적으로 판단합니다.
NBER은 경기침체의 시작과 종료를 단순히 특정한 한 숫자로 결정하지 않고 여러 경제활동 지표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그래서 경제 뉴스에서 “경기침체에 들어갔다”라는 표현이 등장했을 때는 해당 표현이 현재의 공식 판단인지, 시장의 전망인지, 특정 경제학자의 분석인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13. 경기침체를 볼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경기침체를 이해할 때는 하나의 지표보다 여러 지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과 같은 순서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① GDP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
경제의 전체적인 생산활동이 증가하고 있는지 감소하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② 소비는 둔화되고 있는가?
가계의 소비가 약해지고 있다면 경제의 수요가 둔화되고 있을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③ 기업 투자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기업이 미래의 수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④ 고용시장은 약해지고 있는가?
채용, 고용, 실업 등의 흐름을 함께 봅니다.
⑤ 생산활동이 약해지고 있는가?
특정 산업이 아니라 경제 전반에서 생산이 둔화되는지 확인합니다.
⑥ 금융환경은 악화되고 있는가?
대출 조건, 회사채 금리, 신용스프레드 등 금융시장의 상태를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⑦ 여러 지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가?
이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GDP 하나가 감소했다고 해서 바로 경기침체라고 단정하기보다,
생산 ↓
소비 ↓
투자 ↓
고용 ↓
소득 ↓
금융환경 악화
처럼 여러 영역에서 동시에 약한 흐름이 나타나는지를 보는 것이 경기 상황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됩니다.
14. 경기침체를 해석할 때 주의할 점
경기침체와 관련된 경제지표를 볼 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하나의 지표만 보고 판단하지 않는다
GDP, 실업률, 주가, 신용스프레드 등 어떤 지표도 경제 전체를 완벽하게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경기침체와 경기둔화를 구분한다
성장률이 낮아졌다는 사실만으로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상황이 항상 같지는 않다
과거 경기침체에서 특정 지표가 움직였다고 해서 같은 지표의 움직임이 매번 동일한 결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시장의 움직임과 실물경제를 구분한다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했다고 해서 반드시 경기침체가 시작된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경제가 실제로 약해지고 있어도 금융시장이 이미 이를 예상하고 움직였다면 경기침체가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시점에는 시장 반응이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경기침체가 시작된 뒤에도 모든 지표가 동시에 악화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의 각 부분은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입니다.
어떤 지표는 먼저 약해지고, 다른 지표는 나중에 움직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를 볼 때는 변화의 방향과 여러 지표 사이의 관계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무리
경기침체는 단순히 GDP가 한 번 감소하는 현상이 아닙니다.
경제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그 영향이 여러 분야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기침체의 원인도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금리 상승, 소비 감소, 기업 투자 위축, 금융위기, 공급 충격, 해외수요 감소 등 다양한 요인이 경기침체를 촉발하거나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경기침체를 판단할 때는 GDP뿐만 아니라 생산, 소득, 소비, 고용, 투자, 금융환경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다음 내용을 기억하면 경기침체 관련 뉴스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경기침체는 경제활동이 광범위하게 위축되는 현상이다.
- 경기침체는 경기순환의 한 국면이다.
- 경기침체의 원인은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다.
- GDP는 중요한 경기지표지만 경기침체와 같은 개념은 아니다.
- 두 분기 연속 GDP 감소가 경기침체의 공식적인 정의는 아니다.
- 소비·투자·고용·생산·소득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 경기침체와 경기둔화는 서로 다른 개념이다.
-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다.
- 금융시장에서는 주식, 국채, 회사채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반응할 수 있다.
- 신용스프레드 같은 금융지표도 경기와 금융환경을 이해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 하나의 지표보다 여러 지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가 중요하다.
결국 경기침체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GDP가 올랐나, 내렸나”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경제 전체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